＂포항은 공업도시라 관절 등을 다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지역 의료 실정에 맞춰 우수한 정형외과 의료진을 확충한 것이 지방의 로컬 병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이유입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로부터 ＂관절질환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포항에 있는 세명기독병원이다.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함흥에서 포항으로 피난 내려온 설립자 고(故) 한영빈 박사가 세운 포항기독의원에서 출발한, 60년 넘은 역사를 가진 병원이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까지 세명기독병원은 지방 도시에 위치한, 그저 그런 작은 규모의 종합병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심장내과 전문의로 일하던 한동선 이사장이 부친에 이어 병원 운영에 뛰어들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한 이사장은 ＂1990년대 중반 우리 병원은 모든 진료과목을 다 갖고 있으면서도 의료 수준은 그저 그런 작은 백화점과 같은 병원이었다＂며 ＂이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2002년 어깨관절질환의 권위자인 류인혁 원장을 영입하고, 병원 성장을 이끌 특화 분야로 정형성형센터에 집중 투자한 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하루 24시간 60건 넘는 수술 이뤄져세명기독병원의 ＂실력＂은 서울의 대형병원을 능가하는 수술 실적에서 증명된다. 2010년 정형외과분야 내원환자 11만8156만명, 전체수술 9850건 중 정형외과 수술 8355건을 기록해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복지부 평가에서 정형외과 단일 분야에서 전국 최고수준을 인정받았다. 하루 평균 60여건의 수술이 이뤄지며, 이 중 90% 이상이 정형외과적 수술이고 다시 그 중 30% 이상은 응급수술이다. 대규모 공업단지와 바다를 끼고 있는 포항의 특성상 응급 사고가 많기도 하지만, 24시간 응급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기도 하다. 세명기독병원은 단순히 부러지거나 어긋난 뼈와 관절을 고쳐 줄 뿐 아니라, 미세한 수술까지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낸다. 지난 2002년 7월 미세현미경 접합수술 전문병원인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을 합병해 만든 세명정형성형센터는 400병상 규모의 지상 7층의 건물, 전문특성화병원을 지향한다.◇128CH MDCT등 최첨단 장비 갖춰세명기독병원이 국내 최고 수준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우수 의료진 영입과 첨단장비의 지속적인 확충이 깔려 있다. 세명정형성형센터 류인혁 원장은 대한미세수술학회 이사, 대한견주관절학회 및 수부학회 논문심사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류 원장을 포함, 현재 정형외과에만 13명의 전문의가 포진해 있다. 특히, 수부외과 분과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가 5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이다.매일 오전 8시 전체 스태프 회의에서 환자 정보와 치료 경험을 공유하며, 이 논의 결과는 병원 전체적인 수술과 진료에 반영된다. 그 결과는 다시 논문으로 학회에 발표한다. 한동선 이사장은 ＂우리병원은 2005년 이후 매년 국·내외 학회에 1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며 ＂이는 어지간한 대형 병원도 하지 못하는 연구 실적＂이라고 말했다.이 병원이 갖춘 첨단의료장비는 어지간한 대학병원을 능가한다. 128CH MDCT, 1.5T MRI 2대, 핵의학검사 장비 등 다양한 첨단 의료기기를 도입해 진료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중 128채널 MDCT는 초고속 촬영 기능(최대 0.3초, 2m 전신촬영 10초 내 가능)과 함께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하는 첨단 장비로, 다른 CT기종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64%까지 줄어들어 환자 안전을 보장한다. 또 정형외과 환자를 위한 외래와 수술실(10실), 병동(194병상)을 새로 신축하는 등 쾌적한 진료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전국 족부·엘보 심포지엄 개최세명기독병원의 이런 성과 덕분에, 포항이 전국 정형외과 학술 연구의 중심지로 부각하고 있다. 세명기독병원은 지난 12일 전국의 정형외과 교수와 관련분야 석학 25명이 참여하는 엘보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지난 6월 족부 심포지움에 이은 두 번째 전국 규모의 행사이다. 2010년도에는 포항 지역최초로 무릎인공관절 라이브 서저리를 시연하기도 했다.